재산을 빼돌린 채무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삼환 작성일15-09-15 17:16 조회10,218회 댓글0건본문
실제로 빈번한 사안입니다.
은행에서 명예퇴직을
한 A씨는 퇴직금을 은행에 보관해 두고 있었습니다. 명예퇴직 후 A씨는 은행 이자 수입 외에는 별다른 수입 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의 직장 동료였던 B씨가 “급하게 돈이 필요한데, 3개월 뒤에 돌려줄 수 있어, 대신 은행 이자의 두 배를
줄께.”라면서, A씨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하였습니다.
A씨는 은행 이자 수입만으로는 생활이 여의치 않았던 터라, B씨의 제안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B씨는 A씨가 은행 재직 당시부터 워낙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었고, B씨 명의의 번듯한 아파트도 있었기 때문에, A씨는 선뜻
돈을 빌려 주게 되었습니다.
약속한 3개월이 지나고, A씨는 B씨에게 빌려 준 돈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나 B씨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면서 차일피일 돈 갚기를 미루었고, 급기야 A씨의 전화를 받지 않기에 이르렀습니다.
B씨가 자꾸 연락을 회피하며 돈
갚을 생각을 하지 않자, A씨는 B씨의 재산에 가압류 등기를 설정하기 위해 B씨의 아파트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았습니다. A씨는 놀라서 쓰러질 뻔
했습니다. A씨가 돈을 빌려 준 직후, B씨 소유의 아파트 명의가 부인 명의로 바뀌었던 것입니다.
A씨가 B씨에게 항의하자,
B씨는 “그 아파트는 원래 내 것이 아니라 부인의 것이다.”라면서 일체의 연락을 끊어 버렸습니다.
B씨 명의의 다른 재산이 전혀
없는 상황에, A씨는 수년간 은행에서 일하고 받은 명예 퇴직금을 모두 날릴지 모른다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다가, 상담전화를 한 것입니다.
< 채권자 취소권 제도 >
채무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를 다른 사람 명의로 변경한
경우,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채무자에 대한 차용증이나 약속어음이 있고, 승소 판결이 존재 하더라도,
채무자가 가진 재산이 없으면 빌려 준 돈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돈을 빌려 줄 때 충분한 담보나 보증인을 세우지 못한 경우, 특히 문제가
됩니다.
이 경우, 채권자는 어떤 조치를 취하여야 할까요? 우리 민법은 채권자 취소권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제406조 제1항에서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하여,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린 경우에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회복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A씨는 B씨의 부인을 상대로 채권자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채무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부인에게 증여하였고,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하여 부인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이 인정되어
승소하였습니다.
< 자주 물어보는 질문들 >
제가 채권자 취소권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은 아래와 같은 것들 입니다.
Q. 채무자가 이혼을 하면서, 모든 재산을 부인의 명의로 변경하는 재산분할을 하였습니다.
A. 이혼 시 재산분할의 경우, 그 재산분할의 가액이 상당한 정도를 넘는 경우에 한하여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당한
정도’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채무자가 부친으로 부터 상속을 받았는데,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면서 자신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였습니다.
A. 상속재산분할협의도 일정한 요건 하에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채권자 중 어느 한사람에게 채권담보로 제공하였습니다.
A. 채무자의 행위는 다른
채권자들에게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Q. 연대보증인이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증여하였습니다.
A. 연대보증인의 증여로 인하여 연대보증인이 무자력이 되었다면,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Q. 채무자가 저에게 돈을 빌리기 직전에, 자신의 모든 재산을 매각하였습니다.
A. 원칙적으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인 ‘사해행위’는 채권이 발생한 후에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Q. 채무자가 파산절차에서 면책되었습니다.
A. 원칙적으로는 채권자취소소송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단서에 해당하는 채권의 경우 예외적으로 채권자 취소소송이 가능합니다.
Q. 채무자가 자신의 부동산을
처분하였는데, 돈을 갚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채무자에게는 아직 다른 부동산들이 남아 있습니다.
A. 채무자에게 남아 있는 부동산들이
채무를 변제하기에 충분하다면 원칙적으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Q. 채무자가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습니다.
A. 단순히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만으로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근저당권설정에 의해서 채무자가
무자력(돈을 갚을 수 없는 상태)이 되었다면 채권자취소권행사가 가능합니다.
< 주의할 점 >
특히 주의할 것은 채권자취소소송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채무자와의 친분관계 때문에 또는 법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망설이다가, 기간을
도과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채권자취소소송은 채권확보에 대한 ‘사후 예방책’에 불과합니다. 더군다나, 법률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결코 쉬운 소송이 아닙니다.
따라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돈을 빌려 줄 때, 미리 충분한 담보를 설정해 놓는 것입니다.
그러나 담보설정을 못 받은 경우, 채권자 취소권이라는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채권회수에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