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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건물공사에 사용된 건축자재의 대금채권으로 건물에 대한 유치권 행사를 부정한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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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삼환 작성일15-04-14 13:54 조회6,3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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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가. 서설

시공사에 건축자재를 납품한 자재업자가 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에, 자신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납품한 건축자재로 건설된 건물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최근 대법원은 위와 같은 경우 유치권의 피담보채권과 목적물 사이에 관계에 관하여 판단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나. 사실관계 요지

피고는 소외 주식회사 A로부터 주상복합건물인 율촌아파트의 신축공사를 도급받은 주식회사 B에게 2003년 4월 1일부터 2004년 7월경까지 위 공사현장에 시멘트, 모래 등 건축자재를 공급하였고, 그 대금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였습니다.

A는 율촌아파트에 관하여 2004년 7월 5일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원고는 2005년 2월 15일 개시되어 2005년 2월 17일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진 강제경매절차에서 율촌아파트 중 이 사건 아파트를 매수하여 2010년 5월 6일 대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을 취득하였습니다.

피고는 A와 B의 승낙을 받아 2004년 말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2005년 1월 20일 전입신고를 하였고, 위 경매절차에서 2005년 3월 10일 경매법원에 다른 공사업자들과 함께 이 사건 아파트를 비롯한 위 건물의 각 호실에 대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위 건물 신축공사에 시멘트와 모래 등 건축자재를 공급하였을 뿐이므로 건축자재대금채권에 불과한 피고의 채권은 이 사건 아파트와 견련관계가 없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여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아파트의 인도를 구하였습니다.

다. 원심판단

원심은, 피고가 위 건물 신축공사에 필요한 자재인 시멘트와 모래 등을 공급하였고 위 건축자재가 공사에 사용되어 이 사건 아파트의 구성부분으로 부합된 이상, 위 건축자재대금채권은 이 사건 아파트와 견련관계가 인정되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원고는 원심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습니다.

라. 대법원의 판결사항

대법원은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고 하여 유치권의 피담보채권과목적물사이의견련관계를 전제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는 위 건물 신축공사의 수급인인 B와의 약정에 따라 그 공사현장에 시멘트와 모래 등의 건축자재를 공급하였을 뿐이라는 것인바, 그렇다면 이러한 피고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은 그 건축자재를 공급받은 B와과의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채권에 불과한 것이고, 피고가 공급한 건축자재가 수급인 등에 의해 위 건물의 신축공사에 사용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위 건물에 부합되었다고 하여도 건축자재의 공급으로 인한 매매대금채권이 위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이 이 사건 아파트와 견련관계가 인정되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은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채권과 물건 간의 견련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라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마. 이 판결의 의미

대법원의 위 판결은 유치권의 피담보채권과 목적물 사이의 견련관계에 관하여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한 것입니다.

유치권은 법이 정하는 일정한 객관적 요건(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제91조, 제111조, 제120조, 제147조 등 참조)을 갖춤으로써 발생하는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입니다. 법이 유치권제도를 마련하여 위와 같은 거래상의 부담을 감수하는 것은 유치권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만족을 확보하여 주려는 그 피담보채권에 특별한 보호가치가 있다는 것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그러한 보호가치는 예를 들어 민법 제320조 이하의 민사유치권의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점유자의 채권과 그 목적물 사이에 특수한 관계(민법 제320조 제1항의 문언에 의하면 "그 물건에 관한 생긴 채권"일 것, 즉 이른바 '물건과 채권과의 견련관계'가 있는 것)가 있는 것에서 인정됩니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이 사건 판결에서도 피고가 납품한 건축자재가 유치권을 행사하는 해당 부동산의 건축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과 해당 부동산 사이의 견련관계를 인정할 여지도 있었다고 보이지만, 본래 피고의 채권은 건축물의 공사와 관련된 채권이 아니라, 건축시공사에 대한 건축자재의 공급과 관련된 채권이므로, 대법원은 피고의 건축자재대금채권과 건물의 견련관계를 부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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